건보, 4조 6천억 흑자…'적자 전환' 늦춰지나


건강보험 수입은 늘고 지출 증가율은 둔화되면서, 당초 내년으로 예상됐던 '적자 전환' 시기가 다소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보건복지부는 16일 "지난해 건보 재정은 4조 5,86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며 "이에 따라 지난해말 기준 누적 적립금은 12조 8,072억원"이라고 밝혔다.


진료후 청구하지 않은 진료비 규모를 고려할 때 실제 적립금 규모는 7조 6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이같은 적립금 수준은 월 평균 급여비 지출액을 감안할 때 대략 2개월 지급 규모에 해당한다. 


특히 흑자 규모는 건보공단이 당초 예상했던 2조 5,224억원보다 2조원 넘게 많은 수준이어서, 내년으로 예측됐던 '적자 전환 시기' 역시 늦춰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건보 수입은 48조 5,024억원으로 일년전에 비해 7.4%인 3조 3,291억원이 증가했다. 보험료 수입이 41조 2,404억원이었고, 정부 지원금은 6조 5,956억원이었다.


특히 보험료 수입은 직장가입자 수가 4.0% 증가하고 보수월액도 2.6% 증가하면서, 일년전보다 6.8% 많은 2조 6,287억원이 늘어났다.


반면 지난해 건보 지출은 43조 9,155억원으로, 일년전에 비해 5.7%인 2조 3,868억원 늘어나 증가율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 2005~2011년 지출의 연평균 증가율인 12.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급여비 지출 가운데 외래와 약국의 증가율은 일년전보다 높아졌지만, 입원 급여비 증가율은 감소했다. 환자 1인당 급여비와 입원일수 증가율이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은 급여비 증가율 둔화의 원인으로 △건강행태 변화 △의료기술 발전 △환경요인 개선 △건강한 고령화 등을 꼽았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이후 계속 증가하던 암 발생률이 2012년 처음 감소하면서, 2007~2010년 15.7%였던 암 급여비 증가율은 2011~2014년엔 3.1%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암으로 인한 입원 급여비 증가율 역시 14.2%에서 2.1%로 대폭 감소했다.


또 건강검진 수검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노인 진료비 증가가 둔화된 것도 건보 지출 속도가 더뎌진 원인으로 보인다.


'노인 틀니'와 '치아홈 메우기' 등 노인 보장성 확대 영향으로 치과 급여비 증가율이 23.4%로 가장 높게 나오거나, 요양병원 급여비 증가율이 17.9%로 역시 높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건보 흑자 재정을 바탕으로 적정 수준의 준비금 적립은 물론, 4대 중증질환과 3대 비급여 등 국정과제와 중기 보장성 강화를 차질없이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민건강보험법은 당해년도 보험급여에 든 비용의 5~50%를 준비금으로 적립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건보공단은 "총지출 대비 준비금 비율이 2014년 23.4%에서 2018년 8.9%로 떨어진 뒤, 2019년엔 최소 기준인 5%대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치를 내놓은 바 있다.



2015-02-16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