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를 먹거리로 푼 뒤 구토와 설사를 반복하는 '폭식증' 환자가 20대에서 가장 많으며, 특히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15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어트를 위해 극도로 음식을 피하는 '거식증'이 곧바로 '폭식증'으로 바뀌는 경우도 잦아 주의가 요망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8일 최근 5년간 진료비 지급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1501명이던 폭식증 환자는 2013년엔 1796명으로 매년 3.7%가량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여성은 1684명으로 93.8%를 차지, 112명인 남성보다 15배 이상 많았다.
연령대로는 20~30대가 진료인원의 70.6%를 차지했다. 전체 여성 가운데는 71.0%였고, 남성 가운데는 65.2%였다. 남녀 모두 20대가 가장 많아, 전체 여성 가운데는 44.9%, 남성 가운데는 41.1%였다.
남성보단 여성이, 또 20대에서 폭식증 환자가 많은 이유는 뭘까. 경쟁사회에 막 뛰어든 '사회 초년병'의 각종 고민과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주된 배경으로 손꼽힌다.
일산병원 이선구(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대 여성은 취업에 대한 고민이 심하고 결혼 같은 중대사를 결정해야 할 시기"라며 "미모와 날씬함을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까지 겹쳐 체중이나 체형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다"고 설명했다.
무리한 다이어트는 사춘기인 10대 중반부터 이미 시작되고, 음식을 극도로 제한하는 '거식증'이 섭식 장애를 거쳐 '폭식증'으로 바뀌기 십상이란 것이다.
배가 고플 때 몰아서 먹는 '과식'과 달리, '폭식증'은 대략 두 시간 안에 다른 사람들보다 많은 양을 먹은 뒤 체중 증가를 막으려 구토하거나 설사약 등을 사용한다. 이런 행동이 한 주에 두 번 이상 3개월가량 지속되면 스스로를 의심해봐야 한다.
이 교수는 "심리적으로 낮은 자존감이나 자신감의 부족을 음식과 체중 조절을 통해 해결하려는 게 그 원인"이라며 "거식증과 폭식증은 하나의 장애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루 3번 균형잡힌 식단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좋다"며 "자신의 신체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교정하기 위한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2015-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