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에 밀린 여당 수뇌부가 건강보험료 개편을 다시 추진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백지화'를 선언한 보건복지부의 기류 변화가 주목된다.
당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3일 임시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료 개편안은 불합리한 관행을 바로잡자는 좋은 취지에서 마련됐다"며 "하지만 부처에서 일방적인 연기를 발표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도 이날 CBS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해 "무엇 때문에 발표를 못 했는지, 어떤 것을 수정·보완해야 하는지 들어보겠다"며 "완전히 추진하지 않고 백지화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유 원내대표는 특히 "당청 관계 변화는 민생 정책부터 시작한다"며 "건보료 개편은 당연히 대표적인 민생정책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여당 지도부와 각종 현안을 놓고 머리를 맞대야 할 정부의 기류 변화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복지부 이동욱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이날 세종청사에서 브리핑 이후 기자들과 만나 "당정 협의를 통해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을 다시 논의하는 만큼 그 결과에 따라 (재추진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국장은 다만 "구체적으로 언급할 내용은 없고 우선 당정 협의를 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 국장의 발언을 근거로 개편안을 연내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 관측에 대해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연내 재추진키로 결정한 바 없다"고 즉각 못박았다.
문형표 장관이 "올해 안에는 건보료 개편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지 엿새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또 결정을 뒤집는 것 아니냐'는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여당 수뇌부가 건보 개편 필요성을 강하게 언급하고 나선 만큼, '백지화' 이후 여론의 뭇매를 맞아온 정부가 이를 계기로 '철회'로 돌아설 개연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갑작스런 '백지화' 선언 배경을 두고 청와대 의중이 깔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던 걸 감안할 때, 건보 개편 재추진 문제가 청와대와 여당간 '힘 겨루기'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엿보인다.
2015-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