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해안포, 백령도 코앞 떨어져···軍발표 또다시 의문


북한이 지난 9일 서해상에 발사한 해안포 포탄 가운데 7발이 백령도 해안초소앞 1km 해상에 떨어졌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는 이미 발표 내용을 한 차례 뒤엎은 군 당국의 '최종 발표'와도 4km이상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백령도 주민 A씨는 15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9일 오후 사항포구에서 포탄 대여섯 발이 탄착되는 걸 목격했다"며 "해상 1km 지점에 떨어져 물보라가 솟구쳤다"고 증언했다.

A씨는 "당일 오후 5시쯤 조업을 나가려다 군 훈련이 있다고 해서 못 나갔다"며 "포구에서 통발을 손질하다가 포탄이 떨어지는 걸 봤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주민 B씨도 "당시 7~8발의 포탄이 탄착되는 걸 직접 봤다"며 "모두 1km 해상 안쪽에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항포구앞 해상에는 옹진군청 소속 어업지도선도 운항중이었지만, 탄착 1시간전 인근 용기포로 귀환해 다행히 피해는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증언은 "NLL(북방한계선) 이남에 떨어진 포탄은 없었다"는 군 당국의 당초 발표는 물론, 이튿날인 10일 "NLL 이남 1km 해역에 3발, 2km 해역에 7발이 넘어왔다"는 번복 발표 내용과도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이다.

북한은 당시 오후 5시 30분부터 3분간 백령도쪽 NLL 부근에 해안포 10여 발을 발사한 데 이어, 5시 52분부터는 연평도쪽에 120여 발을 발사했다.

주민 A씨는 "탄착 지점은 평소 잠수해서 가리비를 따는 자리"라며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어 포탄을 꺼내올릴 수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아군 포 사격 오인 가능성에 대해서도 "이쪽에서 쏘면 구르릉하는 소리가 나는데 전혀 달랐다"며 "걔네(북한군)는 포가 멀지 않느냐"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이 한 차례의 '번복 발표' 이후에도 여전히 진실 자체를 축소하거나 은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휘말릴 전망이다.

하지만 현지 군 관계자는 "발사 당일 해무가 다소 껴있어 시계(視界)는 6km 정도였다"며 "탄착은 몰라도 물보라는 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이같은 가능성을 일축했다.

백령도 북단에서 NLL까지의 거리가 7km임을 감안하면, 최소 해안에서 5km 이상 떨어진 해역에 포탄이 떨어졌다는 합참 발표 내용을 반복 강조한 셈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1월말에도 사흘 동안 서해상에 400여 발의 해안포와 방사포 등을 발사했지만, 당시 단 한 발도 NLL을 넘지는 않았다.

2010-08-15 오후 4:3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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