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판매중인 '안전벨트 위치조절기'가 자동차 충돌시 어린이를 전혀 보호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보험개발원과 함께 위치조절기를 착용한 상태로 자동차 충돌시험을 벌인 결과, 충돌시 제품이 파손돼 어린이 보호 기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위치조절기는 3점식 안전벨트의 어깨 벨트와 골반 벨트를 끈 등으로 연결, 어깨 벨트가 어린이의 목에 닿지 않도록 조절하는 제품이다.
일부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카시트 대용', '유아용 카시트' 등의 표현을 써가며 마치 카시트와 부스터시트를 대체할 수 있는 것처럼 팔고 있다.
하지만 안전벨트에 위치조절기를 착용한 어린이 더미를 장착한 뒤 시속 48㎞로 충돌 시험을 벌인 결과, 위치조절기는 어떤 기능도 수행하지 못한 채 파손된 것.
이 때문에 고정이 풀리면서 어깨벨트는 목 부위를 압박하고, 복부 위에 있던 골반 벨트는 복부 안쪽으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 졸림과 복부 압박 사고 위험을 전혀 방지할 수 없다는 얘기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12세 이하의 어린이가 안전벨트만 착용한 경우 어깨 벨트가 어린이의 목을 감게 돼 2차 상해로 이어질 수 있다. 골반 벨트 역시 복부로 미끄러져 장 파열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안전벨트만 착용한 경우 카시트를 사용했을 때보다 중상 가능성이 약 3.5배가량 높아진다. 또 위치 조절기만을 사용한 경우 부스터 시트를 사용했을 때보다 상해치가 최대 4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위치조절기는 국가기술표준원이 고시한 '자동차용 어린이보호 장치 안전기준'에도 허용되지 않는 제품"이라며 "어린이 보호기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유통 근절을 위한 조치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 6세 이하는 카시트 ▲ 7~12세는 부스터시트 ▲ 13세 이상이라도 키가 145㎝이하라면 부스터시트를 사용할 것을 소비자들에 주문했다.
소비자원은 또 차량 뒷좌석을 확장해주는 '어린이 놀이매트' 역시 충돌 실험 결과 앞좌석 등판에 얼굴을 부딪치는 등 상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들 제품 7개 가운데 6개에서는 프탈리에트 가소제 성분이 기준치보다 최대 264배 넘게 검출됐고, 2개 제품에선 기준치보다 최대 7배 넘는 카드뮴이 검출됐다.
2014-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