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생존자 58명 중 56명을 구조한 해경 501경비함에서 침몰 사고 당일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놓고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6일 대청도 근해에서 해상 경비 활동을 벌이던 501함은 오후 9시 34분 인천해경으로부터 구조 지시를 받았다.
전속력으로 기동한 끝에 40분뒤인 오후 10시 15분 사고 현장에 도착한 501함은 곧바로 단정 2대를 내려보내 구조 작업에 착수했다.
오후 10시 30분 시작된 구조 작업은 오후 11시 35분까지 5차례에 걸쳐 진행됐고, 구조된 천안함 승조원들은 27일 0시 20분경 해군 PKM함정으로 모두 인계됐다.
여기까지가 501함 고영재 함장의 공식 설명이다. 최원일 함장을 비롯한 천안함 승조원들이 100분가량 501함에 머무른 셈이다.
궁금증을 낳고 있는 건 해군측의 초기 대응.
해군은 구조 작업이 시작되자마자 해경 501함측에 연락해 "생존 승조원들에게 아무 것도 묻지 말고 해군에 인계될 때까지 격리시켜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원일 함장도 이날 501함내 식당에 생존자들을 모두 모아놓고 지시사항을 전달했으며, "함구하라"는 얘기도 나왔다는 게 당시 주변에 있던 해경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이후 최 함장을 비롯, 501함에 의해 구조된 생존자 56명은 해군에 인계될 때까지 일체 입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고영재 함장은 "승조원들은 식당에, 함장과 부장장교는 사관실로 격리했기 때문에 서로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해군2함대사령부측도 "군은 해경이나 생존자 어느 누구에게도 함구령을 내린 적이 없다"고 밝혔다.
구조 직후 최원일 함장과 김덕원 부함장의 행선지도 현재로선 베일에 싸여있다.
당시 해경에 '생존자 격리'를 요청한 해군은 고속정인 참수리정 한 대를 먼저 보내 최 함장과 김 부함장을 먼저 이송했다. 이어 또다른 참수리정을 다시 보내 남은 54명을 실어갔다.
왜 굳이 두 차례에 걸쳐 지휘부와 사병을 '격리'해 이송했는지, 또 지휘부의 최초 행선지는 어디인지도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그러나 진실을 알고 있는 당사자들은 이 순간에도 철저히 '격리'돼 있는 상태다.
현재 천안함 생존자 58명 가운데 사병 52명은 경기 성남시의 국군수도통합병원에 모두 이송돼 외부와의 접촉이 일체 차단됐다.
최 함장을 비롯한 장교 6명은 사고 현장 등에서 지휘를 하고 있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사고 다음날인 27일 오후 최 함장이 실종자 가족들 앞에 잠시 모습을 드러낸 걸 제외하면, 장교들 역시 외부 접촉이 전면 차단된 상황이다.
일각에선 58명 모두 통합병원에 격리돼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혼선만 가중되고 있다.
2010-03-30 오후 1:3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