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69시간' 다가오는데…구조시계는 '제자리'


천안함 침몰 사고로 실종된 46명의 운명을 가를 '69시간'이 소진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아직 제대로 된 구조 작업은커녕, 이들이 갇혀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함미(艦尾)의 정확한 위치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어 실종자 가족들을 애태우고 있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28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해군 해난구조대(SSU)가 침몰 현장에서 탐색구조 활동을 펼치고 있고, 대원들이 몇차례 입수를 시도했다"며 "하지만 시야가 불량하고 조류가 강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박성우 공보실장은 "총 4회에 걸쳐 탐색 구조 활동을 벌였다"며 "함수는 정확한 위치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박 공보실장은 그러나 "함미 위치는 최초 사고가 난 지점으로 추측하고 탐색중"이라며 "대충 추정하고 있긴 하지만, 유속이 빠른 데다 뻘로 구성된 지점이어서 내려가 작업하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천안함 침몰 44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5시 45분 현재까지도 함미 탐색이나 실종자 구조 작업에는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다.

국내 최고의 '잠수 전문가 그룹'이라 할 수 있는 SSU 대원들조차 전날 파고와 급류로 인해 두 차례 모두 잠수를 포기한 데 이어, 이날도 수중 시야가 전혀 확보되지 않아 별다른 탐색 작업을 벌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실종자들이 밀폐된 함내 공간에 머물러 있을 경우 최대 생존 가능한 최대 시간인 '69시간'은 별다른 소득없이 3분의 2 지점을 넘기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해군은 실종자 가족들을 상대로 "당시 함미쪽 침실에 21명가량이 있던 걸 감안하면, 이들이 통상 호흡으로 버틸 수 있는 시간은 최대 69시간"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천안함이 지난 26일 오후 9시 45분 가라앉기 시작해 27일 0시 45분에 완전히 침몰한 걸 감안하면, 29일 오후 9시 45분까지가 '운명의 시간'인 셈이다.

당초 "아직 시간 여유가 있다"며 그나마 안도했던 실종자 가족들도 시나브로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 원태재 대변인은 "육상에서 떨어진 부분을 나중에 다시 찾는 것도 매우 어려운데, 바다에선 부표를 띄워놓지 않는 한 정확한 위치를 말하기 어렵다"며 "함미를 찾으려면 조금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0-03-28 오후 5:28:58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