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이준석(69)씨를 비롯한 세월호 선박직 승무원들의 사고 당시와 이후의 행적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15일 이 선장을 비롯해 1등 항해사 강원식(43)씨, 2등 항해사 김영호(47)씨, 기관장 박기호(54)씨 등 4명을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1등 항해사 신정훈(34) 등 다른 승무원 11명에겐 유기치사나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를 적용했다.
사고 당시 이 선장과 기관장 박 씨는 이른바 '대리 근무' 중이었고, 1등 항해사 신 씨는 지난달 입사해 첫 세월호 운항이었다. 역시 1등 항해사인 강 씨만 청해진해운에 입사한 지 1년이 넘었다.
수사본부에 따르면, 세월호가 변침하던 지난달 16일 오전 8시 48분 당시 조타는 맹골수도 '첫 경험'인 3등 항해사 박모(25·여)씨와 조타수 조모(55)씨가 맡았다.
침실에 머물렀던 선장 이 씨와 1등 항해사 강 씨, 2등 항해사 김 씨, 기관장 박 씨는 4분뒤인 8시 52분쯤 배가 기운 이유를 파악하려 조타실에 모였다. 이어 3분뒤 제주VTS에 "지금 배가 넘어간다"고 구조 요청을 했다.
이 씨는 다시 3분뒤 "구명조끼를 입고 선내에 대기하라고 방송하라"고 지시하지만, 그 이후로 누가 '가만히 있으라' 방송을 이어갔는지는 명확치 않다. 기관장 박 씨는 직통 전화로 기관실에 연락해 탈출하라고 지시했다.
이들은 오전 9시 37분부터는 진도VTS와의 교신에도 응하지 않았고, 9시 46분엔 갑판에 나와 해경 경비정을 타고 탈출했다.
당시 해경이 승객 구조에 용이한 선미 부분 대신, 선수로 먼저 접근해 이 씨 등 승무원들부터 구조한 대목 역시 의혹이 풀리지 않는 대목이다.
구조된 승무원들은 목포의 한 호텔에서 묵었지만, 선장 이 씨는 사고 이튿날인 17일 해경 조사를 받은 뒤 오후 10시쯤 역시 목포에 있는 박모 경사의 아파트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은 지난 8일 이런 사실을 공개하면서 "해당 아파트 현관의 CCTV 기록이 두 시간 분량 삭제된 것도 확인했다"면서 "당시 누구와 만났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1등 항해사 강 씨의 행적 역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강 씨는 사고 직후 조타실까지 갔다가 휴대폰을 가지러 자신의 선실까지 다녀오는가 하면, 진도VTS나 제주VTS와 직접 교신한 당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퇴선 당시나 탈출 직후에도 전혀 당황한 기색을 보이지 않은 채 휴대폰으로 침착하게 연신 통화하는 모습이 공개돼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참사를 빚어낸 '가만히 있으라' 선내 방송 역시 선장 이 씨의 지시를 받은 강 씨가 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2014-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