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는 과연 침몰 지점인 병풍도 해상에서 처음 이상징후를 보인 것일까. 이 같은 질문에 수사 당국은 "그렇다"는 입장이지만, 의혹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검경합동수사본부는 15일 발표한 중간 수사 결과에서 최초 사고 시각은 지난달 16일 오전 8시 48분, 사고 지점은 급속한 변침이 이뤄진 병풍도 해상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사고 지점이 '병풍도 해상'이냐 아니냐는, 최초 사고 발생 시각과 함께 세월호 침몰 원인을 규명하는 핵심 열쇠다.
사고 초반만 해도 생존자들의 '쾅 소리' 증언이나 빠른 침몰 시간을 들어 좌초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었다. 세월호는 기울어진 뒤 대략 1시간 30분만인 오전 10시 21분 침몰했다.
CNN 방송은 해양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세월호처럼 큰 규모의 배가 기울어지기 시작한 뒤 전복되기까지 속도를 고려하면 상당한 손상을 입어 대규모 침수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또다른 전문가도 해당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물속의 어떤 물체를 들이받은 것 같다"며 "그 때문에 선체에 구멍이 나서 다량의 바닷물이 들어왔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침몰 지점인 병풍도 인근 수심이 30~50m에 이르는 데다, 뚜렷한 암초도 없는 암반지대라는 점에서 좌초 가능성을 사실상 기각한 상태다.
이에 따라 선체가 회전하다가 급격히 기울어버리는 '외방경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게 됐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최초 사고 지점이 만약 침몰 지점인 병풍도 해상이 아니라면 얘기는 확 달라진다. 다른 장소에서 무언가에 부딪힌 세월호 선체에 커다란 '파공'이 생겼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바닷물이 대거 유입되면서 긴급히 피항하던 중 병풍도 해상에서의 침몰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완전 침몰하기 직전의 세월호를 담은 일부 동영상이나 사진들에서는 좌현 아랫쪽 선미 부분에 파공으로 보이는 어두운 부분이 나타나기도 했다.
따라서 현재로선 시점이나 성사 여부도 불투명하지만, 천안함 때와 마찬가지로 '인양된 선체가 어떤 형태를 보이고 있느냐'에 따라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질 것으로 전망된다.
2014-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