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잠수사, '자격증'도 '검증'도 없었다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에 투입됐다가 숨진 민간잠수사는 국가에서 공인하는 잠수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이 씨가 숨진 당일 해경과 언딘측이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잠수사를 투입해 화를 키웠다고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CBS노컷뉴스 2014.5.6 해경-언딘 '무자격자 투입' 의혹)

7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잠수협회에 확인한 결과, 이 씨가 이 두 곳에서 관리하는 자격증은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잠수 관련 국가기술자격증은 산업인력공단에서 발급하는 잠수기능사와 잠수산업기사 뿐이다.

민간 협회와 국제단체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은 있지만 국가공인은 두 개다.

이 씨가 국가공인 자격증은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해경은 잠수사 투입 과정에서 최소의 자격 검증 절차조차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 해명에만 급급한 해경…"자격증 없어도 업계 관행이다?"

범대본에 따르면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국가 산하 기관으로, 이 기관에서 발행한 자격증이 없다는 것은 곧 국가에서 인정하는 잠수자격증이 없다는 얘기다.

다만 범대본 관계자는 "이 씨가 민간협회에서 발행하는 스쿠버다이빙 자격증 등 민간 자격증은 많이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이어 "꼭 국가 공인 자격증이 있어야만 수색작업에 투입될 수 있다는 의무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자격증도 꽤 많다"고 해명했다.

이 씨는 실제로 각종 댐 공사 등에 투입된 경험이 있는 베테랑 잠수사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해경은 최소한의 검증절차 없이 "산업잠수 분야에서 베테랑"이라는 주변 평판에만 의존한 채 이 씨를 수색작업에 투입한 셈이어서 비슷한 사고가 재발할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편 범대본은 이 씨가 사망한지 하루가 지나도록 자격증 보유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해 빈축을 샀다.

이 씨가 해경에 직접 접수한 자원자가 아니라 민간업체인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UMI)를 통해 동원된 잠수사여서 해경이 자격 심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게 궁색한 해명이다.

하지만 민간업체에서 동원한 잠수사라고 해도 총괄 지휘는 해경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격 검증 주체는 해경이라는 지적이 계속 일었다.

해경 관계자는 "자원봉사 민간잠수사들은 보통 개인 친분이나 추천 등으로 작업에 동원되는 것이 잠수업계의 관행"이라며 초반에 자격 유무를 확인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해명했다.

 

 

2014-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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