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자식 묻은 그들 "영정사진 안고 자요"

 

 

지난해 7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해병대 캠프 사고로 아들을 잃은 김선미(47) 씨가 3일 진도항(옛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에게 위로의 손을 내밀었다.

김 씨는 귀하고 귀한 아들 진우석 군을 태안 앞바다에서 잃었다.

당시 충남 공주대사범대부설고등학교에 다니던 진 군은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백사장해수욕장에서 사설(私設) 캠프인 '해병대 리더십교육센터' 훈련에 참가했다가 친구 4명과 함께 실종돼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김 씨는 "아직도 밤마다 우석이 영정사진을 안고 잔다"며 "아이를 먼저 보내고 산다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고 말했다.

김 씨는 또 "아픔을 나누고 위로하려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찾긴 했지만 일단 사고가 발생한 이후부터 가슴 한편이 너무 저려 도저히 집에 있을 수 없었다"고 울먹였다.

김 씨는 이어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우석이가 다시 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실종자 가족들에게) 아무 도움이 안되더라도 그냥 무조건 오자고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세월호 침몰 이후 정부의 사고 대처 모습에 김 씨는 또 한번 실망했다.

아이를 찾기 위한 구조당국의 대처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나라는 아이들 희생 없이는 저절로 발전하지 않아요, 아이들이 희생되거나 실종돼야 그나마 법이 개정되고 정치인들도 얼굴 보이고 하는 것 같아요".

김 씨는 당분간 실내체육관과 진도항을 오가며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201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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