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3일 "세월호만 침몰한 것이 아니라 세월호와 함께 대한민국의 국격이 침몰하고 정부의 신뢰까지 침몰했다"고 일갈했다.
문 의원은 이날 오후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전남 진도항(옛 팽목항)을 찾아 이같이 말했다.
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 사고는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듯 안전과 재난관리에 대해 정부가 총체적으로 무지하고 무능하고 무책임한 맨얼굴을 보였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의원은 "방금 만났던 단원고 학생 어머니는 살려내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시신만 건져달라는 건데 국가가 그것도 못 해주냐고 하소연했다"고 말을 이었다.
문 의원은 진도항에 도착하기 전 방문한 체육관에서 만난 실종자 가족들의 이야기도 꺼냈다.
문 의원은 "오히려 지금 시신을 찾은 가족들에게 다른 가족이 다행이라거나 축하한다고 말한다"면서 "또 그렇게 떠나는 분들은 우리 아이를 먼저 찾아 떠나 미안하다 인사하고 떠난다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남은 가족들이 자꾸 줄어드니까 구조나 시신 수습에 대한 관심이나 노력이 덜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들을 한다"고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문 의원은 이날 진도항에 도착하기 전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진도체육관에 들러 실종자 가족과 자원 봉사자들을 만나 위로했다.
문 의원은 세월호 사건에 대해 야당이 무기력하다는 지적에 대해 "사고 초기부터 지금까지 야당이 보여줬던 모습이 국민들 기대에 크게 못 미쳤으리라 생각한다"면서 "구조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 것은 따지고 보면 야당에게도 책임이 있어 그런 죄스러움 때문에 국민 앞에 조심스럽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책임을 제대로 규명하고 추궁할 것은 추궁하는 게 야당의 몫"이라며 "다만 지금은 구조나 바닷속에 있는 우리 아이들을 건져내는 일에 전념할 때"라고 덧붙였다.
2014-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