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무총리가 1일 진도체육관을 방문했지만 "시신을 보고 가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구에 "일정이 있어서…"라고 답해 가족들의 분노를 샀다.
사의를 표명한 뒤 처음으로 전날 진도를 방문한 정 총리는 이날 가족들과의 회의를 위해 진도체육관을 방문했다.
체육관 내 가족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하던 정 총리는 가족의 요구로 단상에 올라 발언을 이어갔다.
정 총리는 전날 진도군청 대책본부에서 연 자문회의 결과를 설명했다.
하지만 중간에 한 실종자 가족이 "현장에 다녀왔나"라고 질문하자 정 총리는 "다녀오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 가족은 "오늘 중으로 수습된 아이들의 시신이 어떤 모습인지 꼭 확인한다고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정 총리가 "일정 때문에 오늘 오후에 올라가야 해서…"라고 답하자 이 가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 가족이 "아이들의 시신이 심하게 부패했다"며 항의하자, 정 총리는 "최대한 노력을 하겠다 그련데 일정이 있어서"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족들이 분노하자 "그렇게 하겠다"고 그제야 승낙했다.
이런 정 총리의 태도는 가족들의 '역린'을 건드렸다.
이날 오전까지 차분한 표정이었던 진도실내체육관은 순식간에 울부짖음이 가득찬 성토장이 됐다.
가족들과 회의를 한다며 자리를 나선 뒤 단상에 홀로 남겨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유족들의 항의를 온몸으로 받아냈다.
이 장관은 가족들의 요구로 최근 발견된 시신의 상태를 사진으로 확인한 뒤 돌아와 "처음 발견된 시신보다 상태가 너무 안 좋아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201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