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분야 대정부질문. 본회의장 대형화면에 두 사람의 사진과 함께 숫자가 대비됐다.
질문에 나선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박지성 선수가 네덜란드에서 뛸 때 52%를 소득세로 냈고, 우리 나라에서 돈을 제일 많이 버는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은 35%를 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이승엽 선수도 일본에서 40%, 박찬호 선수도 미국에서 내년부터 39.6%를 소득세로 낸다"며 "우리 나라는 부자들이 살기에 굉장히 좋은 나라"라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똑같이 부담하는 유류세 같은 간접세는 다른 나라와 비슷하거나 우리가 높지만, 돈을 많이 가진 사람들이 더 내는 소득세나 법인세 재산세는 다른 나라보다 낮다는 것.
김 의원은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는 내년부터 소득세와 법인세를 2%씩 더 낮추기로 했다"며 이른바 '부자 감세'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이에 정운찬 총리는 "우리가 비교하는 곳이 선진국과 주변 경쟁국 두 군데"라며 "선진국은 복지제도나 조세부담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하는 건 곤란한 측면이 있다"고 반박했다.
정 총리는 이어 "주변국이나 동구의 신흥공업국 수준 등과 비교하면 우리보다 낮은 곳도 있다"는 논리를 폈다.
이에 김효석 의원은 "홍콩 싱가포르 같은 도시국가나 이제 갓 시장경제를 시작한 중국을 우리와 비교하는 게 맞느냐"고 재반박했고, 정 총리도 "적절치 않다"며 한 발 물러섰다.
정 총리는 '친서민 중도실용'을 내걸기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게 뭐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일단 정부 얘기의 톤이 달라졌다"며 "경쟁과 자율을 주로 얘기했지만 최근엔 서민 보호 말씀을 많이 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
김효석 의원은 그러나 "부자감세가 달라졌느냐, 친기업정책이 달라졌느냐, 시장만능 규제완화가 달라졌느냐"고 반문하면서 "국민들은 정부의 '친서민 중도실용'을 믿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2009-11-10 오전 10:3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