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에서 인양으로…'포석' 이어가나

 

세월호 침몰 사고 13일째를 맞은 28일, 범정부 사고대책본부가 선체 인양 준비를 시작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그동안 해경 측은 몇 차례나 선체 인양 얘기를 꺼냈지만 수색작업에만 집중하라는 가족들의 강력한 반발에 번번이 무산됐다.

심지어 참다 못한 실종자 가족들이 지난 24일까지는 인양 얘기를 꺼내지 말고 구조와 수색작업에만 집중하라고 여러 차례 촉구하기도 했다.

그 후로도 실종자 가족들은 충분한 수색작업 없이는 인양작업을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당초 가족들이 인양을 반대한 이유는 이 과정에서 선체가 크게 흔들리면 에어포켓에 희망을 걸었던 생존 가능성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였다.

설사 생존 가능성이 줄어들었더라도 안에 있는 시신이 크게 훼손될 수 있고 심지어 유실될 수도 있다는 걱정도 가족들을 중심으로 제기돼왔다.

하지만 주말부터 궃은 날씨와 사리 때의 거센 조류를 맞아 수색작업에 진척이 없자, 범대본 측이 수색작업에서 인양작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는 셈이다.

우선 범대본은 28일 오전 진도군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희생자 시신 유실을 방지하는 대책을 세우기 위해 민·관·군이 참여하는 특별대책반(TF)을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범대본의 설명에 따르면 이 대책반은 수중수색반, 선박수색반, 항공수색반, 해안․도서 수색반, 어선수색반, 해양조사반 등 6개 반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이 역시 선체 인양 과정에서 시신 유실 가능성이 높아질 것에 대비하는 수순이 아니냐는 것.

앞서 범대본은 전날 오전 진도항에 차려진 가족대책본부에서 해저로 가라앉은 세월호의 자세를 바꾸는 방안을 실종자 가족들에게 제안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해양경찰청 최상환 차장은 "네덜란드와 일본에 구난업체가 있다"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선체 자세를 바꾸다든지, 이 과정에서 선체가 움직이는 걸 최소화한다든지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체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세월호에 쇠사슬을 걸어야 하는데, 일단 건 뒤에는 바로 인양 작업을 시도할 수 있다. 따라서 선체의 자세를 바꾸는 작업이 인양작업의 첫걸음을 떼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하다.

특히 해경 측은 선체를 수중에서 조금 들어올린 뒤 바다 밑으로 내려가 선체를 퍼올릴 수 있는 '플로팅 도크' 장비를 지난 17일 이미 현대삼호중공업에 요청하는 등 꾸준히 인양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실제로 범대본 측은 이날 브리핑에서도 "내부적으로 인양 준비를 하고 있다"고 거듭 인정했다.

다만 범대본 측은 가족의 의견이 중요하며 수색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단계에서 가족과 협의를 통해 계획을 세우겠다고 해명했다.

 

 

2014-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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