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성악과 박모(49) 교수의 여제자 성추행 의혹에 대해 학교 측이 진상 조사에 나선 가운데 당사자는 이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해명에 나섰다.
하지만 이런 해명이 있기 불과 반나절 전만 해도 박 교수는 피해자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한편, 교수직을 사퇴하겠다고 읍소한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드러났다.
◈"가슴 열고 당당하게 찍으란 뜻, 금방슬거야는 오타" 해명
'학력 위조' 및 '불법 고액과외' 의혹에 휩싸인 서울대 성악과 박 모 교수가 상습적으로 여제자를 성추행했다는 CBS노컷뉴스의 의혹 제기에 학교 측은 보도 당일인 17일 곧바로 진상 조사에 나섰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1년여 전부터 박 교수에게 개인 강습을 받은 A(22)양은 박 교수로부터 상습적으로 음란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박 교수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A양에게 사진을 보내달라고 종용하면서 "가슴을 열고 찍어라", "가슴도 보고 싶어", "엉덩이에 뽀뽀하고 싶다", "금방 슬 거야"는 등의 성추행적 내용을 카카오톡 메신저로 보냈다.
하지만 박 교수 측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문제의 메시지는 오타 등으로 의미가 와전된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박 교수 측은 "문제의 메시지는 추천서 프로필 사진을 촬영할 때 가슴을 열고 당당한 모습으로 찍으라는 뜻으로 보낸 것이고, '금방슬거야'는 '(추천서를) 금방 쓸 거야'의 오타였다"고 해명했다.
◈보도 직후 피해자측에 전화걸어 "100% 잘못했다, 사퇴하겠다"
하지만 이런 해명을 하기 불과 반나절 전만 해도 박 교수는 CBS 보도가 나간 직후인 아침 일찍부터 피해자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모든 의혹을 인정하고 교수직에서 스스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박 교수는 A양의 아버지에게 건 전화 통화에서 "백 퍼센트 잘못했고 드릴 말씀이 없다. 제가 학교를 나오는 방법밖에 없다"고 읍소했다.
박 교수는 '기사에 난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A양 아버지의 질문에 "그렇다. 제가 잘못했다. 여기서 (내가) 물러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이같은 반나절만의 '조변석개'에 대해 박 교수 측은 "의미 없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박 교수 측 이성희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의혹 인정은) 아무 의미도 없다"면서 "미안하다고 한 뒤 누가 제보를 했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 무슨 의도로 그런 것인지 알아보라는 의미로 권유했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변호사는 "기사 내용을 보면 성추행은 없다"면서 "액면 그대로 봤을 때 성관계나 성폭행을 했다는 것도 아니고 해외에 있는 A양에게 (메시지를 보낸 것이) 성희롱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가족들 "프로필 사진? 분통 터진다"…이르면 이번주 검찰 고소
이처럼 박 교수가 반나절 만에 말을 바꾸자, A양 가족들은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A양의 아버지는 "프로필 사진이라니 분통이 터진다"면서 "해외에 있는 딸이 박 교수로부터 음란한 문자메시지를 받고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오죽하면 '수업 중'이라고 둘러댔겠냐"며 울분을 토했다.
한편 진상조사에 나선 서울대 인권센터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위원회나 교수윤리원회를 통해 A교수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방침이다
또 A양의 가족은 박 교수를 성추행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기로 해, 법정 공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4-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