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딸 살려내" 성형뒤 뇌사 빠진 수시합격생

 

 

"대학 수시에 합격하고 뛸 듯이 기뻐했는데...".

11일 오후 강남구 신사동 한 성형외과 병원 앞.

강원도 삼척에서 서울로 올라온 미선(19) 양의 가족과 친구 등 50여 명이 '미선이를 살려내라'는 손피켓을 들고 보도에 줄지어 섰다.

이들은 "미선이가 이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뇌사상태에 빠졌지만, 병원 측은 그 사실을 보호자에게 알리지도 않았고 애초에 동의 없이 전신마취를 했다"고 주장했다.

미선 양의 아버지 장대영(50) 씨는 차마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눈물을 삼켰다. 이를 바라보는 미선 양의 학교 친구들은 울음을 참지 못하고 곳곳에서 고개를 떨궜다.

미선 양은 이 성형외과에서 지난해 12월 9일 눈과 코수술을 받은 뒤, 원인불명의 뇌사상태에 빠져 현재까지 의식불명이다.

가족들에 따르면 성형외과 측은 당시 보호자의 동의 없이 전신마취를 했고, 수술 후 대기 중인 보호자에게 미선 양의 상태를 밝히지 않은채 뒤늦게 인근 응급실로 후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버지 장 씨는 "애초에 성형외과 측에서는 수술과 회복 시간이 총 3시간여 걸린다고 했고, 3시간이 넘도록 아이가 나오지 않아서 '왜 안 나오느냐'고 재차 물어봤지만 성형외과 측은 '회복 중'이라고만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술 후 미선 양은 뇌사상태에 빠졌고, 성형외과 측은 이를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고 7시간여 만에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했다는 것이다.

장 씨는 "미선이가 딱딱하게 굳어가는 시점에도 병원은 13층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3시간이면 다 끝나고 나온다고 했기에 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강원도로 돌아간다는 계획으로 집을 나섰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또 수술 전에는 부분마취를 하기로 합의했었지만, 성형외과 측이 보호자의 동의를 구하지 안고 전신마취를 했다고도 주장했다.

가족들은 "성형외과 측에 왜 보호자 동의도 없이 전신마취를 했냐고 묻자, 정상적인 의료 행위였다며 뚜렷한 이유를 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들에 따르면 미선 양이 후송된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 측에서는 당시 가족들에게 '왜 이 지경까지 만들어 왔느냐'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술집도의는 현재 잠적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성형외과 측은 "집도의가 연락이 두절된 상황은 맞다"면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해명은 일체 내놓지 않았다.

한편 의식불명 상태인 미선 양은 한달이 넘도록 중환자실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대학병원에 한 달 이상 머무를 수 없다는 병원 측의 입장 및 성형외과 측의 병원비 지불 지연으로 인해 당장 치료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선 양의 가족들은 "미선이가 응급실에 도착한 당시 CC(폐쇄회로)TV 등도 모두 확인했다"면서 "지난 12월 말에 서울중앙지검에 성형외과를 고소·고발했고, 서울 강남경찰서에 사건이 배당됐지만 검찰·경찰은 한 달이 넘도록 병원 측 조사를 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했다.

아버지 장 씨는 "이곳에서 집회를 한다고 하니 성형외과는 시민들이 피켓을 볼까봐 막는 데만 급급하고 있고, 미선이 사태에 대해서 시종일관 방관과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20년 동안 애지중지 키워, 고생 끝에 대학에 합격한 딸은 한창 나이에 꿈도 못 피게 될지도 모르게 됐다"면서 "성형외과는 보상보다도 당장 최대한의 치료와 책임회피 없는 진실 규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검찰에서 사건이 내려온 건 지난 1월초로, 이후 고소인의 요청에 따라 119 구급대 환자이송 건 등에 대한 확인 절차를 마쳤고 고소인 조사는 집회 이후로 예정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고소인의 주장 및 사건을 파악하기 위해 고소인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며 수사를 진행하고 있고, 병원 측에 대한 조사는 절차상 고소인 조사가 이뤄진 이후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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