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충정로역 앞 아현고가도로 위. 도로 위에는 아현고가도로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남기는 시민들로 가득했다.
도로 위에 마련된 페인트로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얘기를 써내려가기도 하고, 연인들은 서로의 애칭을 새겨넣으며 영원한 사랑을 기약하기도 했다.
1968년 준공돼 46년만에 철거되는 국내최초 고가도로인 ‘아현고가도로’ 걷기행사가 열린 8일 오후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고가도로를 걸으며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다른 한켠에서는 전통놀이 체험장도 마련됐다. 부모와 아이들은 도로 위에서 사방치기와 팽이치기, 바닥에 그려놓은 선을 따라 놀이를 하는 즐거움에 푹 빠졌다.
찬바람이 불고 눈발이 흩날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시민들의 모습에선 추위보다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한 시민은 "아현고가도로가 없어진다고 하니까 많이 아쉽고, 이 자리가 좋은 공간으로 재탄생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날은 서울시가 아현 고가도로의 본격 철거를 앞두고 시민들에게 아현 고가도로를 개방한 날이다.
우리나라 첫 고가도로인 아현고가도로는 1968년 9월에 개통해 신촌로와 충정로를 이어주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서울시는 노후로 인해 유지관리비와 보수 및 보강 등에서 발생하는 높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철거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아현고가도로는 지난 6일 오후 3시부터 차량이 전면 통제됐다.
아현고가도로는 오는 9일 오전 7부터 본격적인 철거를 시작돼 3월 말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며, 고가 자리에는 중앙버스전용차로가 8월쯤 개통될 예정이다.
201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