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롯데월드' 공사차량에…벌써부터 '교통대란' 우려

 

 

'제2롯데월드'로 불리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공사장을 드나드는 차량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2009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근처에서 첫 삽을 뜬 롯데월드타워는 2년 뒤 완공될 예정이다.

국내 최고층인 123층에 이르는 초대형 건축물을 장기간에 걸쳐 짓다 보니 인근 주민 사이에는 자연스레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가뜩이나 공사 중에도 오가는 공사 차량으로 교통량이 늘어난데다. 공사장 주변 차로 곳곳에 공사 차량이 무분별하게 세워져 있어 불편 유발이 이만저만 아니란 게 주민들의 얘기다.

롯데월드타워 맞은편에 있는 회사에 출근하는 배민수(36) 씨는 "가끔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데, 공사 차량이 항상 서 있지만 정부에서 관리하는 모습은 본 적 없다"며 "차가 원체 막히니 으레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샛길을 찾아다닌다"고 말했다.

잠실역 사거리는 이곳 공사장 외에도 롯데월드와 롯데백화점, 롯데캐슬 아파트, 롯데시네마, 롯데마트, 롯데호텔 등이 들어서 '롯데 사거리'로 불릴 정도여서, 롯데 측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아이들과 함께 근처 단골 병원을 찾아왔다는 정영아(37·여) 씨는 "공사차량도 많이 다니는데 차로까지 하나 줄어든 격이니 2배 이상 길이 막히는 것 같아 롯데 건물을 쳐다보며 원망하게 된다"며 "이 일대에 롯데 건물이 워낙 많으니 롯데가 책임져야 할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현재 해당 공사현장을 관리하는 서울시청과 송파구청 모두 "롯데 측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1개 차선에 대해 점용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사 과정에서의 도로 소통 문제에 대해서는 관련 부서마다 "맡겨진 영역만 담당할 뿐"이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실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로 소통상황을 꾸준히 지켜보는데 공사장이라는 특성을 고려하면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구체적인 단속 현황은 송파구청이나 타 부서에 문의하라"고 설명했다.

반면 송파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이 많이 불편해하지만 한정된 인력으로 24시간 단속할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롯데 같은 대기업이 불법을 저지르진 않았을테고, 심의부터 도로 소통 관리까지 서울시가 감독하는 가운데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다른 얘기를 했다.

행정당국간 입장이 엇갈리는 사이, 주민들은 공사 차량만으로도 심각한 교통체증이 준공 이후 더욱 심해질 것 같아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미 롯데 측은 지난 연말에도 오는 5월부터 12개 층에 걸쳐 업체 입주를 추진하다가, 서울시의회 등이 반발하고 나서자 '상가운영 계획 허가 신청'을 미룬 바 있다.
특히 애초 서울시가 롯데월드타워 완공에 대비해 약속했던 6개의 교통대책 가운데 탄천 우회로 마련 등 3개 대책은 사실상 답보 상태여서, 주민들의 불안은 커져만 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장기간에 걸친 대형 공사의 경우 교통영향평가를 중간에 다시 내려서라도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시립대 공간정보공학과 조성길 교수는 "공사하기 전에 교통영향평가를 통해 공사기간 교통처리부터 장기간의 도로 구조 변경까지 교통체증 완화 방안을 미리 내놓는다"며 "교통영향평가를 받았더라도 주민의 불편이 심하면 담당 지자체가 다시 평가해 조치를 취해야 할 것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국내 최대 규모 건축물이 될 롯데월드타워가 자칫 '최대 불편 유발 건축물'이 되지 않으려면, 발등에 떨어진 공사현장 관리부터 꼼꼼히 챙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14-01-25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