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 지병을 앓아온 60대 노부부가 동반자살을 시도, 아내만 먼저 세상을 떠나는 비극이 일어났다.
아내를 먼저 목 졸라 살해한 남편은 뒤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이를 딸이 뒤늦게 발견해 경찰에 신고하면서 무위에 그쳤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14일 오후 8시쯤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자택에서 임모(67) 씨와 김모(67·여) 씨가 거실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고 15일 밝혔다.
발견 당시 김 씨는 목이 졸려 숨져 있었으며, 임 씨는 손목을 그어 피를 흘린 채 의식이 없어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임 씨는 이날 먼저 김 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뒤 자신도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부모님과 연락이 되지 않아 집을 찾아온 딸이 임 씨 등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임 씨는 "아내와 함께 지병 등으로 고통을 받았다"면서 "아내를 죽인 뒤 나도 뒤따라 죽으려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여 년 동안 각각 신부전증과 허리 디스크 등 지병을 앓아온 임 씨와 김 씨는 3년 전에도 신변을 비관해 동반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임 씨 부부가 자녀들과 따로 살면서 경제적으로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알지만, 둘 다 지병이 있어서 상당히 오랜 시간을 힘들게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압박 붕대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감식할 예정이며, 임 씨의 치료 경과를 지켜보면서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2014-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