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으로 일자리 창출" 기재부 '급선회'

한 달전만 해도 '경제 낙관론'을 내비치던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새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급격히 발을 맞춘 행보다.

기획재정부는 1, 2차관을 중심으로 새 정부 출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경제 분야 업무 인수인계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특히 다음달 있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공개에 앞서 임기 5년간 경제 정책의 큰 그림을 따로 발표하기로 했다.

TF는 조만간 인선될 청와대 정책실장에게 우리 경제가 처한 상황과 현안 등을 보고하는 한편, 국정과제가 발표되는 대로 향후 경제정책방향 수립 작업을 진행할 에정이다. 

여기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공약해온 재정지출 확대와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 소득 주도 성장으로의 전환 정책 등이 두루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한 새 정부의 기조에 발맞춰 정책 중심 역시 '일자리 창출'에 대폭 무게를 싣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TF는 또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실무 검토 작업에도 착수했다. 기재부는 한 달전만 해도 '경제 낙관론'에 방점을 찍었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 추경 편성이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기재부는 이날 펴낸 '5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도 "추경 등 적극적 거시정책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와 민생경제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소비 등 내수 회복세가 아직 견고하지 않은 데다, 고용의 질적 개선이 미흡하다"며 "대외 통상현안과 미 금리인상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고용은 건설업과 서비스업 증가세 등에 힘입어 2개월 연속 취업자 40만명을 넘겼지만, 청년 실업률은 11.2%로 1999년 6월 이후 최악 수준을 기록했다.

늘어난 일자리 가운데 상당수도 일용직이어서 소비 진작과 이를 통한 내수 활성화를 기대하기엔 역부족 수준이라는 평가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달 그린북에서는 "회복 조짐이 나타났다"며 경제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따라서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은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경기 대응용 추경은 지금으로선 의미가 없다"고 밝혀왔지만, 대선 직전엔 "일자리 등으로 추경을 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새 정부가 결정할 문제"라고 여지를 남겨뒀다.

하지만 그동안 미온적이던 기재부도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추경 필요성을 공식화하고 나서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내건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경 편성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2017-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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